블레이져 중가봉 by weisskatze

V 업체 맞춤 중가봉 후기입니다.

아쉽게도 체촌 및 초가봉은 포스팅 할 자료를 남겨두지 않았네요 ^^:



 

 

 

폰으로 찍었는데 화질이... ^^;

총장은 처음 나온것보다 초가봉때 좀더 내렸습니다. 이미 엉덩이는 덮은 상태였지만(아마 몸 전체길이에서 1/2이었겠죠?),

제 팔이 길어서 살짝 더 내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전 기성복은 엄청 상당히 길게 입고있었던;;

 

등판인데 음... 욕심내보자면 더 깨끗했으면 싶기도 하고, 이정도면 괜찮다 싶기도 한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양 사이드에서 울어버리는 저 부분... 요건 마지막에 다시 언급을!

여튼 이사장님께서 말하시길, 저의 반신 덕택에 옷을 뒤로 많이 넘겨버린다고 하시더군요 ㅎ

 

 

 

 

초가봉때 신경 많이 썼던 허리라인입니다. 확 잡느냐 덜 잡느냐를 두고 사장님과 얘기하다가 결국 확 잡기로 했었거든요.

근데 시침질 한 등판 사진을 보고 너무 잡았나...하고 걱정이 되었었는데, 중가봉 나온거 보니까 딱 맘에 드는 수준입니다.

 

 

 

 

같이 온 여자사람이 처음인데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어주더군요 ㅎㅎ

이 때 이사장님이 팔통을 잡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뜯으셨습니다... 오른쪽 등판과 앞판의 연결부위도 뜯으셨스빈다.

뒤로 넘어가버린 옷들을 앞으로 쓸어 모으고 싶다고 하시면서말이죠!

요청하기 전에 뜯어주시는 것 보고... 감사했습니다 : )

 

 

 

오른쪽 등판만 위로 쓸어모아서 다시 시침질 해주셨습니당 ㅎ

 

 

 

 

요건.. 앞판 사진이 너무 없어서 이거라도 ^^;; 슬렌티드 포켓으로 해보았습니다 ㅎ

 

 

 

아까 첨에 언급했던 양 옆부분입니다.

여유부분이 좀 있어야 활동하기 편할 것이고, 그렇게되면 이렇게 우는 부분이 조금 생긴다고 하시는데...

원래 드레이프를 남기려면 약간 우는것은 피할 수 없는건가요?

 

여튼 2가지 안을 두고 제시를 해주시더군요.

드레이프 남기던지, 클린하게잡던지... 달리 말해서 이쁜데 불편하던지, 덜이쁜데 편하던지 고르라고ㅎ

결국 요 부분은 이사장님께 위임했습니다. "적당히" 드레이프를 없애기로...

사실상 위 사진처럼 시침핀 꽂아서 올린다해도, 저는 저게 얼만큼 잡은건지 얼만큼 남는지

옷 나와보기 전까지는 잘 판단 못하겠습니다 ㅎ

 

뻘뻘 땀흘리며 가봉을 보고서, 막가봉?까진 아니지만 옷 찾기 전에 한번 더 입어보자 하시더군요.

머머 하기 전에 입어보자... 라고 하셨는데, 그 용어가 낯설어서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ㅎㅎ
로또마냥 일주일이 기대되는군요!


Before Sunset & Before Sunrise - 당신에게 빼앗겨버린 로맨티시즘 by weisskatze



★★★★★
 

1.

너무 유명해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입니다.

비포 선라이즈 같은 경우는 약 15년이나 된 영화이니 혹시나 모르는 분들도 있을까하여,

대략적인 스토리를 읊어보겠습니다 - 원래 포스팅하면서 스토리 얘기 잘 안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왠지 꼭 남기고 싶군요. ^^


1995년작인 비포 선라이즈는 우연히 열차안에서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쥴리 델피)가 만나서

다음 날 아침이 될 때 까지 - 왜냐하면 셀린이 떠나야하는 시간이 그때이기에 -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다루었습니다. 한 순간에 만나서 서로에게 빠지고

그만큼이나 짧은 시간을 보내는 두 주인공의 아름다운 이야기이죠.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인 2004년 비포 선셋이 개봉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속 시간도 정확히 비포 선라이즈로부터 10년이 흐른 시간이구요.

두 남녀 주인공은 다시 만나게되고,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엔 저녁(밤?)이 되기 전까지만 - 이번엔 제시가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할 시간이어서;; - 둘에게 시간이 주어집니다.


이러한 구성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로운데, 그 스토리까지 접하면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이제 각각에 대하여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해볼텐데요,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하시길.


2.

우선 비포 선라이즈입니다. 둘이 우연히 열차에서 만나 충동적으로 함께 내리게 되는 곳은

오스트리아 빈. 3년 전 유럽여행 때 다녀온 바 있어서 이 영화를 보며 왠지 그 로맨틱한 정경이

더 가깝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라이즈에서는 사실 엄청난 감동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단지 예쁜 영화가 있었을 뿐이죠.

그 둘의 대화는 마냥 로맨틱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사소한 문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다루기에

마치 현실에서의 연인들의 데이트를 보는듯한 기분도 듭니다.

어쩌면 그러한 일상적인 내용 때문에 지루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훈훈한 두 남녀주인공과 아름다운 미쟝센 덕에 충분히 로맨틱하게 포장되어있습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장면은, 펍에 들어가서 서로 친구에게 전화하는 척 하며 자신의 속내를

은근스레 내비추는 씬입니다. 즉, 제시는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하는 척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면

셀린이 제시의 친구역을 맡아서 그의 대화에 응해줍니다. 물론 주제는 그날 처음 만난

셀린이라는 여자에 대해서이구요. 그렇게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셀린에 대한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풀어내죠. 그리고 반대로 셀린 역시 그런식으로 제시에 대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은근 풋풋하면서도 감상적인 이 장면은... 기회가 되면 - 언젠가는 생기게 될 - 여친님과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장난이기도 합니다. ^^;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둘은 헤어지며 서로의 연락처같은 것은 주고받지 않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서 - 제시는 미국, 셀린은 프랑스 - 지내는 와중에,

어설프게 전화나 편지를 주고받다가 서서히 그것이 뜸해져버려,

지금의 아름다운 추억까지 망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때문이었죠.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 둘은 아쉬움을 이기지 못해

6개월 후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집니다. 이렇게 비포 선라이즈는 엔딩 크레딧을 올리죠.


3.

비포 선셋입니다. 이 둘이 다시 만나는 시간은 6개월 후가 아니라 10년 뒤.

그렇습니다, 그 둘은 약속처럼 6개월 뒤에 다시 만나지 못했어요.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겠지만, 어쨌든 그 둘은 프랑스에서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이미 제시는 결혼한 상황이고, 셀린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날의 기억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만큼, 제시의 비행시간이 다가오는 순간까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죠.

그날 왜 나오지 못했는지부터 - 제시는 나왔으나 셀린이 못나왔죠 - 예전처럼 사소한 이야기와

또 각자의 사랑이야기도 다룹니다.


비포 선라이즈보다 더 짧은 시간을 다루기에, 영화의 러닝타임과 영화 속 시간은

실제로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다뤄집니다. 그래서 유독 롱 테이크가 많기도 하구요.

둘은 시간의 촉박함을 알면서도, 아쉬움에 계속 '조금 더 조금 더' 하며

시간을 연장시켜 나갑니다. 그러다가 셀린을 바래다주는 차 안에서 둘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저는 이 장면 때문에 이 영화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둘의 대화가 흐르고 흘러, 결국 그 둘이 그때 다시 만나지 못함으로 인해 지금 자신이 어떠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토해냅니다. 특히나 셀린의 그것은, 제 마음을 심하게 뒤흔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비록 번역판일지라도 직접 옮겨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너도 알다시피 난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 네 빌어먹을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야.

   (참고로, 제시는 그 둘의 10년전 이야기를 책으로 써냈습니다...)

   그걸 읽으니까 네가 역겹게 느껴지더라. 내가 예전에 얼마나 로맨틱 했으며

   거기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는지가 떠올랐거든.

   지금은 사랑같은건 더 이상 믿지 않아. 사람에게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그러니까 그날 밤에 나의 로맨티시즘 모두를 쏟아부었던거고

   그 이후로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어.

   마치... 그런 것들을 그날 밤에 모두 다 네게 줘버리고 네가 그걸 가져간 것 처럼.

   그게 날 이렇게 차갑게 만든거야. 사랑같은건 더 이상 못 느끼도록.

 
언젠가부터 저도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 상대가 누구이다...라기보다는

어느 순간에 나의 로맨티시즘을 다 쏟아부은건 아닌가 하는.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 아직 20대 후반에 불과하지만 - 더 이상은 첫눈에

확 끌리는 누군가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셀린이 하는 말을 들으며, 저도 예전에 한없이 - 때로는 지나치게 - 로맨틱하게 굴었던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셀린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직 그런

로맨티시즘이 내게 남아있을까 하는 의심도 함께.

아직 그 새로운 대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그것을 어느 순간에 모두

쏟아부어버려서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것인지...


그런 씁쓸함과 함께 영화는 끝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마지막 씬은 셀린의 집. 그리고 그 안에서 그 둘은 다시 죽어가던 불꽃같은

로맨티시즘에 조금씩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뭐, 제시는 이미 유부남이기에 문제가 될수도 있겠지만 그건 접어두도록 하죠)

그리고 저에게도, 아직은 그런 불꽃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도 안겨주었죠.


정말이지, 이 영화를 보고 침대에 누웠을 때에는 제 지난날의 행적 하나하나를 되짚어보게 되더군요.

저도 모르게 살짝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무엇때문인지는.

아쉬움인지 그리움인지 애틋함인지 서글픔인지... 여튼 이 영화에 남은 여운은, 제겐 너무도 진했답니다.

악마를 보았다 - 이 영화가 잔인한 이유 by weisskatze


★★★★


1.

이것도 미루고 미룬 포스팅입니다.

악마를 보았다...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바로 '잔인함'이겠죠.

그런데 솔직히 생각만큼 잔인하지는 않습니다.

이게 심의에 의한 편집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스컴에서 그렇게 논란이 되었던 것 치곤

그렇게까지 잔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이었다는 의구심이 들었을 정도로 말이죠.

아무래도 이 영화가 더 잔인하게 느껴진 이유는 살인에 있어 합당한 '이유'라는 것이

없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상대를 최대한 고통스럽게하려는 목적에서의 폭력이 수반되는지라

단순히 보여지는 그 행위 자체보다 더 잔인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지...


전에 포스팅 한 바 있는 영화 "왼편 마지막 집"도 사실 만만치 않습니다.

역시 비슷한 복수극인데, 주인공이 악당의 손을 음식물 분쇄기에 넣어 갈아버리고

살아있는 사람의 머리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터트려버리는 장면도 나옵니다.

말만 들었을 땐 이쪽이 훨씬 잔인하죠?

그러나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할 때는 심한 논란도 없었고 센세이션도 없었습니다.

뭐, 악마를 보았다에 비해서 그 스토리가 '묻지마 살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잔인함이 덜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여튼 악마를 보았다가 그렇게 심한건 아닙니다.


또한 대중들의 '잔인하다, 잔인하다' 라는 말들이 정말 잔인한것으로 느끼게 하는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해보았구요. 이 영화의 잔인성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었다면 그저

닌자 어쌔신 정도의 얘기만 돌다가 수그러들었을지도 모를 일.


여튼 저는 철저히 고어물에 대한 트레이닝을 받아서, 이정도 영화에는 꿈쩍하질 않습니다.

혹시 그 영화 아시는지. 일본단편이자 씨리즈물인데 기니피그(혹은 기네아피그로 읽죠)라는...

스토리도 없이 시종일관 잔인함만 연출한 영화입니다. 스너프 필름을 연출로써 만들어본

그런 영화라고 생각해도 되겠구요. 여튼 그거 한번 보면 앵간한 것은 두렵지 않게되요.



2.

이 영화를 보기에 앞서 다소 걱정되었던 것이 김지운 감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싫어한다기보다, 우선 저는 "달콤한 인생"이 떠올랐었거든요.

그래서 내용적인 측면을 떠나 오로지 잔인함에만 몰두하여 연출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뭐 그것도 나름 볼만한 영화가 되겠지만, 그렇기엔 두 주연배우를 썩히는 안타까움이 밀려왔겠죠.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기대 이상이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특히나 감독의 위트가 영화 중간중간에 녹아들어서 더더욱 놀랐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몇몇 씬에서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을 보았습니다...

그런 잔재미 또한 이 영화의 매력을 더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


3.

말했다시피 두 주연배우의 연기력으로 인해, 확실히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것 같습니다.

최민식씨야 워낙 연기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병헌씨는...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이렇게까지 연기를 잘해도 되나 할 정도로 놀랐습니다.

이미 많은 영화/드라마에서 모습을 비추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개인적으로- 그 어떤 때보다

월등히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특히나 영화 초반부, 여자친구의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의 감정표현은

'배우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죠. 흔히 얼굴은 잘생겼으나 다소 연기력이 미흡한 배우들과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4.

소재에 대한 이야기.

보통 무서운 영화들을 보고 난 후, 현실에서도 그 공포가 엄습할 때가 있죠?

그러나 그 종류마다 다가오는 공포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호러 영화. 호러 영화 중에서도 사람이 아닌 귀신이 소재인 경우는

귀신을 믿냐 안믿느냐에 따라 현실에서 공포감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뭐 엑소시스트나 수많은 한국 호러영화, 혹은 사탄의 인형 같은게 그렇겠구요.

반면 사람(살인마)이 소재인 뭐... 13일의 금요일이나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와 같은 것은... 현실에서 공포감을 불러오기에 좀 더 적절하죠.

실제로 그런 미치광이가 우리 주위에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런 스릴러류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스릴러 특성상 탄탄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기에

어떤 사연에 얽힌 폭력/살인이 수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아닌 경우도 충분히 많지만요.

여튼 이런 경우는 '살면서 저런 짓은 하지 말고 살아야겠다' 생각한다면 딱히

현실에서 공포로 다가올 것은 없습니다.


여기에 이 '악마를 보았다'가 정말 무서운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없는 살인, 살인을 위한 살인이기 때문이죠. 이건 뭐 현실감도 충만하고

- 가뜩이나 요새 묻지마 범죄가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 어떻게 대비할 도리도 없습니다.

늘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방법뿐이죠.


여동생이 한명 있는데, 동생이 저보다 하루 먼저 이 영화를 보고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오빠는 그 영화를 보면, 날 완전히 소중하게 생각하게 될꺼야."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 뭐 원래 소중히 생각하긴 했지만 ^^;

여튼 이 영화의 진짜 무서움은, 이유없는 살인과 그 현실성의 접목에 있지 않나 싶네요...

인셉션 - 크리스토퍼 놀란의 종합선물세트 by weisskatze


★★★☆

1.

지금은 9월, 그러나 저도 7월에 이 영화를 보았었죠.

그만큼 미루고 미룬 포스팅입니다. ^^;


참 이 영화에 대해 포스팅하기가 난감한 것이,

이미 너무나 많은 관련 글들이 인터넷에 퍼져있어서

제가 여기에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아예 결말의 후보군까지 설정되어 정리된 글들도 보이던데

개인적으로는 그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스토리적인 부분보다는

인셉션을 두고 생각해보게끔 하는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포스팅해보려 하네요.


2.

우선 이 영화는 오픈엔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하죠.

글쎄요, 과연 감독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즉 마음 속으로는 어떤 결말을 가지고

이러한 방식으로 엔딩을 지었을까요.

어쩌면 관객들이 이런식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기 바라며

애매한 오픈엔딩으로 남겨두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픈엔딩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Open your eyes(바닐라 스카이 원작)",

"도니 다코", 그리고 데이비드 린치의 수많은 영화들... 인데요.

이런 방식의 작품을 보면 볼수록 느끼는게, 어차피 '정답'이라는 것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무언가를 명확히 규정하는 행위가 그다지 의미없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인셉션 정도면 양반이죠. 데이빗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매 씬 하나하나가

의문의 종합선물셋트인듯 싶습니다. 3번을 보아도 알 수 없는 이야기,

평생을 보아도 정답이라는건 확인할 길이 없는 몽환적인 이야기죠.

물론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나름의 논리성을 동원하여 결론을 추측해 보는 것도

영화에 뒤따르는 재미일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목숨걸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냥 자기가 느끼는 것이 자신이 본 영화일테니.

마치 같은 향수도 누가 뿌리느냐에 따라 향이 조금씩 변하는 것 처럼 말이죠.


3.

이번엔 인셉션 자체에 대한 얘기를 살짝.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 좋아하는 편이기도하고, 워낙 개봉 뒤에 인기몰이를 했던 영화라

이 영화는 안볼 수가 없었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기대만큼은 못미쳤고, 대중들에 의한 평가가 이 영화의 색깔을 바꾸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랄까요, 위에 2번 챕터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너무 결론과 스토리의 디테일에 집착한 나머지

전체적인 작품을 보는 거시적 관점이 결여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이건 분명 감독이 의도한 부분이 아닐테지만, 이런 시선들 때문에 왠지 감독이 이렇게 구성을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예를 들면 앞에 언급한 "Open your eyes"처럼

좀 더 깔끔하면서도 몽환적으로 파고들면 훨씬 깊이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뭐 이런 방식의 영화가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과거 크리스토퍼 놀란의 필모그라피 중

배트맨 시리즈 이전을 돌아보았을 땐... 제 기대와는 살짝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4.

마지막으로 감독에 대한 이야기.

메멘토로인해 널리 알려졌고, 저 또한 메멘토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감독이었죠.

글쎄요, '천재감독'이라는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메멘토는 획기적이었습니다.

인셉션과 메멘토의 공통점은 '복잡한 구성'이겠지만, 사실 메멘토는 패턴만 파악하면

금새 적응되어 어려울게 없는 영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신선한 구성에 경의를!

그리고서 나왔던 영화인 인썸니아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치밀한 스토리는 뒤로하고,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묘사가 메인이었던 스릴러.

메멘토를 기대하고 봤다면 실망했겠으며,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었다면

나름의 매력이 느껴지는 영화였죠.

저는 그래서 크리스토퍼 놀란이 단지 구성이나 시나리오만 가지고 재주를 부리는 감독이 아니라

뭔가 나름의 깊이를 추구하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의 행보가 배트맨 씨리즈를 거쳐서... 이렇게 인셉션으로 오게되었는데

- 물론 중간에 프레스티지도 있었죠 - 뭔가 갈피를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음, 인셉션은 배트맨만큼이나 대중성에 신경을 쓰면서도 메멘토처럼 구성의 치밀함도 꾀했으며,

인썸니아만큼의 깊이?는 과연 담아낸건지... 그건 잘 모르겠군요.

여튼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어서 늘 기대하게 만드는 크리스토퍼 놀란.

다음 행보 역시 배트맨 씨리즈인데, 저는 그 다음의 행보를 기대해보고자 합니다.

아직 기대할게 많은 감독이라는 생각!

가을이야 by weisskatze


나는 계절을 잘 탄다.

매번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괜히 기분이 센치해지곤 한다.


특히나 코를 타고 내 몸으로 넘어들어오는 공기,

계절이 바뀜에 따라 그 공기 속에 담겨있는 냄새가 확연히 바뀌었음을 느낄 때

예전에 - 몇년 전이건 몇십년 전이건 - 이 공기를 들이마셨던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때로는 그것이 신발주머니를 달랑달랑 흔들며 집으로 돌아가던 초등학생 시절일 수도 있고

때로는 예전에 만났던 누군가와 함께 앉아있는 것만으로 마냥 좋았던 기억일 수도 있다.


몇일 전의 폭우와 함께 갑자기 들이닥친 가을의 향기.

모든 계절을 다 탄다고 느끼는 나, 역시나 그 중에 으뜸은 가을이다.

물론 많은 남자들이 가을을 탄다고 하지만, 괜히 나는 내가 가을에 태어났기 때문에

괜시리 가을에 더 마음이 술렁이는 것이라고 의미없는 의미를 부여해본다.


트렌치코트가 더 없이 잘 어울리는 계절.

이유없이 밖을 거닐어다녀도 이상하지 않을 계절.

그리고 담배를 손에서 놓기가 가장 어려운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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